공간이 의식을 지배하는 느낌으로 움추렸던 사람들은 산과 들 그리고 바다로 발길을 옮기고 따뜻한 즐거움을 만끽한다. 봄날은 생각보다 그다지 길지 않기에 한국문화예술인 산악회(오춘식 회장)는 부산 오륙도 해파랑길 정기산행을 다소곳이 나섰다.
이날 오전10시 오륙도 스카이워크 해맞이 공원에서 집결한 50여 명의 회원들은 오춘식 회장님의 간단한 인사말씀과 산행에 관한 안전수칙을 주지하시고, 김방현 사무국장님의 先行으로 안전체조 실시 후, 여성회원을 선두로 유채꽃이 반기는 언덕배기로 발길을 걷기 시작했다.
눈 앞에서 바다가 펼쳐 보이는 파란 물결의 춤사위와 부딪혀 소리내는 파도소리는 가슴을 탁 열어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부산에 살지만 10여 년만에 걸어보는 이 길(오륙도 해파랑길)은 추억이 서려있는 해변의 길이다.
그때는 덜 익은 나이 때인지라 수월이 들락거렸으나, 산행 30분쯤 되자 땀이 나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힘겨움에 헐떡이기 시작할 무렵 일행 후미에서 함께 걸어가시는 오 회장님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물론 한참 선배들 중에도 힘든 분이 계셨지만 대다수는 평소 산행으로 다져진 훈련량으로 가벼이 고갯마루를 넘어섰다. 정광순 안전부장님은 무전기로 선두와 연락을 취하면서 잃어린 양 한 마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끝까지 제일 후미에서 맡은 바 수고를 해 주셨다.
산행 시작 40분경 신응학 산대장님의 지시로10분 간 휴식 중, 산속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이스케키를 오 회장님의 배려로 全 회원들에게 사주신 그 맛은 오늘의 highlight였다. 부산 앞바다를 바라보고 먹는 그 맛은 맛있고 시원했다.
다시 산행은 목적지를 향했지만 어여쁘고 해맑은 여성회원들은 단 한 명도 낙오가 없었다. 다만 본인만 낙오는 안 이었지만,선두와 10분쯤 지각했다. 일면 부끄러웠다. 오늘 회원들은 걸으면서 삼삼오오 세상살이 이야기도 하고 이쁜 사진도 찍으며,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산행 후 주린 배를 국수와 선지국 그리고 소주 한잔으로 채우고 반가이 산행을 마치고 다음 산행을 기대하며 무사히 귀가를 했다.